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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제대군인 따뜻하게 품어야”

기사승인 2022.10.06  10: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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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문> 서울남부보훈지청장 강병구

몇 해 전 ‘군인들의 밥값을 서로 내겠다고 나선 시민들’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한 식당에서 군인들이 들어오자 중년 여성이 입대한 아들 생각에 군인들 식사비용으로 80달러를 선뜻 결제했다. 다른 식당 손님들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밥값을 내겠다고 나섰다. 미국의 제복 근무자(MIU, Men In Uniform) 예우 문화의 단적인 사례다. 이러한 군인과 참전용사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국내에 알려지곤 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매년 7천여 명의 중장기 제대군인이 사회로 복귀한다. 상당수 원치 않는 제대를 맞게 된다. 군 계급구조 특성상 일반 노동시장에 비해 퇴직이 이르기 때문이다. 계급 정년으로 40대 초반에도 뜻하지 않게 제대하는 경우도 있다. 연금 대상이 되지 않는 2030 중기 복무 제대군인이 증가하고 있고, 장기 복무 제대군인의 경우에도 1/4가량이 연금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군에서 장기간 복무하다 전역하는 제대군인이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이나 경쟁력을 단기간에 갖추기란 쉽지 않다. 제대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지 않아 재취업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군인 가족으로서 겪는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잦은 이사와 전학, 생활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의 생활, 배우자의 취업 기회 제한 등. 이러한 탓에 최근에는 우수한 인력이 군에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러한 가운데 국가보훈처는 2012년 이후 매년 10월 둘째 주를 제대군인주간으로 지정하고, 제대군인의 자긍심 고취와 제대군인에게 감사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 및 안정적 일자리 제공 목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벌여 오고 있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제대군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10곳의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취ㆍ창업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발굴과 기업 협력 강화, 취업 역량개발과 전직 활동 지원 등 다양한 제대군인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제대군인에 대한 존경(리스펙)과 사회 복귀를 위한 준비(스펙 재설계)의 이중적 의미를 담은 ‘리;스펙 제대군인’이라는 슬로건을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제복 근무자(MIU)를 존중하고 예우’하는 범국민적 캠페인 추진을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삼고, 제대군인 주간을 법정 기념행사로 격상하였다.

이러한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대군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여전한 무관심은 제대군인의 사회 적응을 어렵게 한다. 제대군인은 군에서 특별한 경험을 가진 우수한 인적자원이다. 뜻하지 않게 복귀하는 제대군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제대군인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으면 좋겠다.

참전용사가 대중교통에 탑승할 때 좌석에서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거나 식사 중인 군인의 음식값을 대신 내주는 것은 어떨까? 미국의 군인에 대한 예우 문화처럼 제복 근무자(MIU)를 내 가족과 같이 생각하고 마음을 전하는 미담 사례가 우리 사회에서도 많이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강남내일신문 webmaster@ignnews.co.kr

<저작권자 © 강남내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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