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르신 눈높이에 맞는 시니어 여가ㆍ복지 지원 및 맞춤형 장학제도 운영
올해로 개청 50주년을 맞은 강남구.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금까지의 변화의 혁신을 이어가면서 지속가능한 100년 강남을 만들어 가겠다”라는 포부와 함께 주민들과 밀접한 복지ㆍ교육ㆍ경제 분야의 새로운 사업에 대한 추진 방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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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보건소 1층에서 운영하는 사랑맘건강센터에서 임신지원사업에 대해 상담하는 구민 |
- 적극적인 출산ㆍ양육 지원 정책으로 2년 연속 출생아 증가율 자치구 1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은?
강남구는 2023년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출생아 수가 늘어났고, 지난해도 전년 대비 14.4% 출생아 증가율을 보이며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먼저 네 명의 아이를 키워본 육아 선배로서 먼저 겪었던 어려움을 거울삼아 추진했던 정책들이 예비 부모들에게 공감을 얻었기 때문에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임신과 육아로 인한 가정의 부담을 분담할 생각이다. 우선 초기 양육비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올해부터 산후건강관리비용 지원액을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늘려 첫 아이를 출산한 가정에 첫 달에 최대 790만원을 지급한다. 정부 지원에서 제외된 중상위 가정에도 아이돌봄서비스 본인부담금의 50%를 지원해 돌봄 부담을 덜어드리고 있다. 또한 항암치료 등 의학적 사유로 임신이 어려워질 것 같은 분들에게는 생식세포 동결과 첫 1년간 보관 비용을 지원하고, 영구피임시술을 받았던 분들에게는 정관ㆍ난관 복원시술비를 지원한다.
- 소아청소년 야간ㆍ휴일 진료기관, 헬스체크업 등 구민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매년 발굴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인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방역 중심으로 운영되던 보건소 기능을 정상화하면서 가장 초점을 맞췄던 것이 ‘건강관리’ 사업이었다. 몸과 마음의 불균형 상태를 첨단 기기로 체크하고 운동처방 등 맞춤형 케어를 받을 수 있는 헬스체크업이나 갑자기 아이들이 아플 때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소아청소년 야간휴일 진료센터 모두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는 ‘긴급진료클리닉’과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설치를 추진하려고 한다. 대부분의 병원이 쉬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가벼운 부상이나 배탈, 감기 치료를 보건소에서 맡아주면 종합병원 응급실에서는 위급한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는 마약 중독을 비롯해 인터넷, 도박, 알코올 등 일상을 위협하는 중독문제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구민 누구나 필요할 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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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곡시니어센터에서 로봇과 바둑을 두는 어르신과 인사하는 조성명 구청장. |
- 빠르게 늘어나는 어르신 인구를 위해 파크골프장, 메타버스 체험관 등 시니어 시설을 늘려나가고 있는데, 올해 계획은?
낡은 경로당이 있던 자리에 어르신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시니어센터’를 만들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가장 먼저 문을 연 학리시니어센터의 경우 1층에 만든 북카페가 주변 주민들도 대화를 나누러 오는 동네 사랑방이 됐고, 지난해 개관한 은곡시니어센터도 시니어 발레 등 이용자의 취향을 고려한 프로그램으로 수강신청 열기가 뜨겁다. 올해도 삼성ㆍ도곡ㆍ역삼동에 각각 시니어센터를 열고, 어르신의 관심사를 반영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종합사회복지관 두 곳엔 어르신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개포동에 있는 강남종합사회복지관에는 단계별 노후 진단 및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노후종합지원센터와 살던 집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성 가구와 스마트 기기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고령친화하우스가 들어선다. 수서명화사회복지관에는 어르신들이 이웃들과 즐겁게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과 건강관리를 위한 체력단련실, 경로식당을 조성한다. 강남구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는 시니어 여가ㆍ복지 지원으로 일상을 즐겁게 만들어 드리겠다.
- 올해 사회적 지지기반이 약한 청년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몇 가지만 소개한다면?
최근 기업에서 경력을 갖춘 ‘중고 신입’을 선호함에 따라 사회 초년생의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다. 강남구에서는 청년들이 충분한 업무 경험을 쌓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난해 충현교회와 협력해 ‘미래산업 취ㆍ창업 아카데미’를 운영한 바 있다. 올해 강남구는 미취업청년들이 직무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어학ㆍ자격증 시험 응시료를 1인당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어르신, 청소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시행했던 교통비 지원사업도 청년까지 대상을 넓혔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요금을 환급해 드렸더니 두 달 만에 3만 5000명이 넘는 구민이 매달 만원 가까이 교통비를 아꼈으며, 대중교통 이용량도 5.47%나 증가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 아울러 청년들의 이용량이 많은 개인형 이동장치(PM)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할 생각이다.
신혼부부와 청년 1인가구가 강남구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전월세 대출이자 지원사업도 신청 기준은 완화하고 지원액은 늘려서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비용으로 인한 부담을 낮춰드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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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창업가들과 대화 중인 조성명 구청장(맨 오른쪽) |
-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할 예정인지?
강남구는 올해 2070억원의 정책자금을 투입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300억원 규모로 진행하는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 사업은 낮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년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금리를 0.5%p 낮춰 연 1.5%로 진행한다.
앞서 융자 대출을 받고 원금 상환 중이거나 올해 상환 시점을 맞은 업체라면 기존 대출금을 신규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강남구에서 원금 상환 유예를 추진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00억 규모로 진행하는 시중이자 대출사업도 협약 금융기관을 2곳에서 6곳으로 늘려 접근성을 강화했다. 특히 1금융권에서 대출 승인을 받기 어려운 업체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제2금융권을 추가했다.
강남사랑상품권 페이백 혜택도 올해는 상시 제공한다. 지난해 9월부터 두 달간 사용액의 5%를 상품권으로 다시 돌려드렸더니 가맹점의 월 결제액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도 골목상권 소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배달앱 수수료가 부담스러운 음식점을 위해 지난해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운영하고 전용 상품권도 30억 규모로 발행한다. 15%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배달 음식을 자주 드시는 구민 여러분의 지갑 부담도 함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 지난해 수서동에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를 개소하는 등 로봇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계획은?
올해 강남구는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구민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개선해 나가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학교 급식소나 회사 구내식당같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드는 곳에서는 무거운 식재료를 옮기거나 조리 과정에서 뜨거운 기름과 증기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다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로봇 조리사’를 시범적으로 현장에 도입하는 일을 추진하려고 한다. 위험하고 힘든 일은 로봇이 대신하도록 자동화하고 위생적이고 건강한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이다.
비슷한 내용의 문의가 자주 들어오는 부동산 부서에서는 24시간 응답하는 챗봇을 도입해 민원인의 불편을 신속하게 해소해 드릴 예정이다. 자주 물어보는 내용을 미리 학습시켜서 구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바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면 직원들도 단순ㆍ반복 민원으로 인한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아울러 행정에 도입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도 개최한다. 선발된 업체에는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장소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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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서동 730번지에 조성된 강남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에서 로봇에서 물을 건네받는 조성명 구청장(왼쪽) |
- 올해 강남구 맞춤형 장학제도를 신설할 예정인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강남구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도시이자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초ㆍ중ㆍ고등학생이 많은 곳이다. 그런데도 구에서 운영하는 장학제도가 없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었다. 물론 정부나 서울시에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저소득층을 위주로 지원하기 때문에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강남구 학생들은 혜택을 누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강남구의 실정에 맞는 장학제도를 자체적으로 운영해서 이 점을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매년 10억씩 5년간 기금을 적립해 장학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마중물로 삼고, 더 많은 학생이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소득제한 문턱을 확 낮출 계획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사회는 학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 외에도 예체능 특기자, 지역사회 발전 기여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르게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정수희 기자 flower7306@yahoo.co.kr